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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복진옥님께 드리는 글 | 삼우제

故 복진옥님께 드리는 글

 

생전에 자네에게 이런 글을 쓴 적이 없는 것 같네.

 

전라도 사람인 나와 경상도 사람인 자네와 만나 우여곡절 속에 결혼을 하였네.

 

그리고 자네와 나 사이에 딸 박주희, 사위 이OO, 큰외손녀 이OO, 둘째외손녀 이OO,

아들 박세희, 며느리 오OO, 큰손주 박OO, 둘째손주 박OO을 만났네.

그리고 양가 사돈들과 인연을 맺어주어 감사하네.

 

전라도에서는 묘지를 만들 때 고인의 유택이라고 한다네.

자네도 잘 알다시피 나의 고향 선산에 자네와 나 그리고 우리 후손이 함께할 “만오추모공원”을 만들어 놓았네.

그곳은 아침에 태양이 먼저 뜨고 가장 늦게 지는 곳으로 명당 중에 명당이라네.

 

그러나 그곳에 안치를 못하고 가창 용계다리 부근에 덕안사에 자네를 안치하였네.

아들과 딸의 의견을 받아서 이곳에 임시 유택을 마련하였네.

자네 역시 그 먼 곳에 혼자 있기가 싫어할 것이네.

 

그리고 내가 죽으면 자네와 함께 고향으로

자네와 함께 “만오추모공원”으로 가기로 딸과 아들이 약속하였다네.

 

내가 이승에서 얼마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곳 덕안사는 우리가 앞산 등산 할 때 멀리 보이는 곳이라네.

또 이곳은 우리가 팔공산 등산을 자주하였을 때  동화사 염불암, 동화사본사도 자주방문 하였네.

이곳 덕안사는 그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 말사라네.

 

그리고 이곳은 배산임수 지역으로 사찰 앞에는 가창 삼산쪽 물과 정대리에서 흐르는 물이 만나서

우리집 앞으로 흘러 가는 신천 상류 줄기라네.

나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다면 이물에 다 흘려 보내시게.

그리고 “극락왕생” 하시길 바라네.

 

그리고 이곳 스님께서 봄에는 많은 꽃이 핀다고 하네.

주희가 자네를 모셔 놓고 가면서 추후에는 서울가족 대구가족이 함께 이곳으로 소풍오자고 하였다네.

그때 자네도 와주시게나.

 

사람이 죽으면 저승에 간다고 한다네.

그럼 난 이승이고 자네는 저승이겠네.

 

자네 안치할 때 이곳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이승에 머무는 시간이 49일이라고 하시네.

그러면 자네 영혼은 우리를 볼 수 있겠지. 그곳에서는 건강하고 웃음만 있었으면 한다네. 

 

오늘은 삼호(옮긴이: 삼우제)라고 하는 날. 덕안사에서 제를 올리는 시간이네.

자네의 영이 함께 하여 주었으면 하네.

 

항상 우리가족, 우리가족과 인연인 분들 모두 자네의 안녕을 빈다네.


자네 영정사진은 우리딸 상견례하고 나서 찍은 가족사진에서 만들었네. 자네가 건강할 때 모습이라네.

그 건강할 때 모습으로 그곳에서 지냈으면 한다네.

 

그리고 우리 동네에서는 변호사 아들, 검사 며느리, 학원장 사위, 대학강사 딸을 둔 자네와 나를 많이 부러워 하였네.

자네의 고생이 없었으면 이런 영광이 있었겠나.

 

그리고 자네가 마지막 쓴 글을 함께 보내겠네: “돈많이 쓰지마” 이 단어 같아. 이해는 불가능 하네.

 

나는 오늘 이후로 “소식다동”하고 술 적게 먹고, 남은 가족에게 걱정보다는 기쁨 주는 당신의 반려자로 살겠네.

정말 감사했네. “극락왕생”을 기원하네. 오늘 이후는 남은 가족은 많이 웃고 사는 가족으로 거듭 다시 태어 났으면 한다네.

 

자네를 사랑합니다.

 

이 글은 스님께 대독을 부탁하겠네.

 

2020년 2월 21일

당신의 반쪽이 드리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