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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보내드리는 길에서

어머니는 아픈 중에도 손주들 재롱에는 힘껏 웃어주셨지요.

그 웃음을 보고 있으면 어머니가 금방이라도 다시 건강해지실 것만 같았어요.

 

기적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어머니는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감성적인 멜로디의 올드팝을 좋아하셨어요.

의외로 힙합도 좋아하셨고요. 영화관 나들이도 좋아하셨어요.

 

아주 가끔 수성못 근처를 같이 걷기만 해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며 좋아하셨습니다.

사소한 행복을 놓치지 않고 즐길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어머니 생전 가장 좋아했던 존재들인 손주들이 어머니 영정 앞을 뛰어다닙니다.

할머니 사진은 여깄는데 할머니는 어디 계시냐며 천진하게 묻습니다.

 

환히 웃고 있는 어머니 사진을 봅니다.

“어머니” 하고 불러도 대답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어머니.

저희에게 주셨던 그 큰 사랑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요.

세월이 갈수록 더욱 선명히 느껴질 상실감에 문득 겁이 납니다.

 

다행히 어머니를 기억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의 곁에 많이 있습니다.

이 분들과 함께 어머니를 추모하여 이 슬픔을 견뎌낼게요.

 

어머니를 생각하며, 장례 틈틈이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