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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편히 쉬세요 | 삼우제

어머니.

오늘 아침 삼우제를 지냈습니다.

이로써 장례 절차가 모두 끝이 났다고 하네요.

 

가족들이 다시 모였습니다.

아버지, 그리고 누나, 매형, 이쁜 조카들.

어머니와 정말 많이 닮은 이모들. 그리고 둘째 이모부.

 

며느리와 아이들은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구, 경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요.

 

아버지께서 쓰신 편지글은 어떠셨어요.

저는 아버지가 그런 글을 쓰신 줄도 몰랐네요.

투박하지만 솔직한 마음을 담아서 쓰신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편지글을 읽으니 눈물을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저와 누나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아버지께서도 글 쓰면서 많이 우셨다고 합니다.

 

어머니. 못 다한 효도를 후회하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 그만두어야겠지요.

어머니 몫까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더 낫겠지요.

아버지 걱정은 마셔요. 누나와 제가 더 자주 찾아뵙고 하겠습니다.

 

올 여름 쯤에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이어요.

아버지 모시고 거제도든 제주도든 다녀오려고 합니다.

어머니 사진도 함께 가져갈게요. 어머니도 함께 해요.

 

참, 어머니 장례를 진행해주셨던 상조회사 직원 분들이 오늘 삼우제 때도 오셨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으셨는데, 그래도 도울 일이 있을까 싶어 오셨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살아계실 때도 인복이 참 많으셨죠.

 

서울 올라오는 길에 가창 찐빵을 사서 먹었습니다.

맛이 괜찮네요. 어머니도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어머니. 저희 가족 잘 사는 모습 지켜봐주세요.

 

자주 찾아뵐게요.

편히 쉬세요, 어머니.

 

삼우제에 참가해 준 가족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