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일에 쓴 글:
병실에 누운 어머니의 파리한 얼굴이 서글프다. 감정이 사무쳐서 머리가 어지럽다. 이건 이르다. 일러도 너무 이르다.
— 그러나 우리의 삶에는 이르고 더디고가 없음을, 삶에는 기약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음을 안다.
좀 더 어릴 때는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감히 미래마저 궁금했지만, 지금은 다가올 일들을 미리 엿보는 것이 때론 가혹한 일이 될 수 있음을 안다.
— 그 고통을, 그 고생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모르면 모르는 채로 겁없이 돌파해낼 일을 미리 다 보고도 다시 그 길을 걷게 되겠는가, 이 말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닐진데, 아픈 사람은 죄인이 되고 가족들은 연좌의 굴레를 쓴다. 병은 단란한 가족의 빠듯한 웃음을 앗아가고 실낱의 희망마저 유린한다.
—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결말이다. 이 고통과 슬픔에 우회로는 없다. 내가 오롯이 짊어져야 할, 내 몫의 고통, 내 몫의 슬픔이다.
아, 어머니는 그래서 그토록 큰 사랑과 기쁨과 행복을 주셨나보다. 평생을 곱씹게 될 그것은 참으로 참으로 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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